한국에서 병원을 방문할 경우 특별히 예약 없이 방문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다만 큰 종합병원이나 치과등 시간과 특별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예외이긴 하다.
그래서 몸에 조금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열이나 기침 또는 의심가능 부분을 스스로 진단하고 그것에 합당한 진료과를
찾아가곤 한다. 그러나 캐나다에서는 미리 예방 또는 전조증상으로 병원을 이용하기에는 너무 큰 어려움이 있다.
(물론 이 부분은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많다. 다만 나의 경험이다)
진료를 하기 위해서 무턱대고 병원을 찾아가면 의사를 보기는 하늘의 별따기이다.
응급인 경우 응급실로 가면 되지만 그곳은 진짜로 응급인 경우에만 이용가능하다. 특별히 증상이 없으면 아마 하루종일
기다려도 의사를 만날 수 있을 거란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캐나다에서는 병원을 가기 위해서는 먼저 패밀리닥터에 예약을 하고 진료를 먼저 본 후 증상에 따라 간단한
약처방을 받거나 아니면 더 상위 의료기관에서 정밀검사를 받거나 또는 전문의(스페셜 닥터)를 만날 수 있도록 주선을
해준다. 패밀리닥터가 없는 경우 동네마다 있는 워크인 클리닉이란 곳에 예약을 하고 그곳에 근무하는 의사를 만날 수 있도록 해준다.
다행인 것은 나에게는 패밀리닥터가 있다.
처음 건강검진으로 방문했을 때 목 중앙 부분이 부은듯한 현상을 보고 피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권유받았다.
한국의 경우는 한 병원내에서 피검사와 초음파검사 후 바로 의사를 만나서 진단을 받을 수 있지만 캐나다인 경우는 따로 피검사를 예약을 하여 약 2주 뒤에 피검사를 할 수 있었다. 초음파인 경우는 패밀리닥터가 초음파를 진행하는 센터에 예약을 하면 그 센터에서 나에게 통보 오는 시스템이다. 결국 초음파는 약 두 달 뒤에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또 한달이 지났다. 패밀리닥터가 나의 검사결과(피검사와 초음파검사) 지를 보고 나를 불렀다.
아마 갑상선에 문제가 있는 듯 하니 조직검사(세침검사)를 권했다. 또 한 달이 지났다.
종합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내일 오전에 조직검사를 받으러 오라고. 검사는 금방 끝났다.
결과는 패밀리닥터에게서 들으라 하였다.
한 2주가 지나서 패밀리닥터한테서 전화가 왔다. 빨리 오피스로 오라고!
뭔가 큰일났구나 직감했지만
갑상선암입니다 그나마 다행은 유두암이네요.
스페셜닥터에게 연결할 테니 수술받으세요. 네 알겠습니다.
나랑 패밀리닥터와 대화는 여기서 끝났다.
또 한달 뒤 스페셜 닥터가 오란다, 수술날짜 잡자고.
그로부터 5개월 뒤 난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캐나다의 의료시스템은 무척 세분화되어 있다.
각 부분별로 검사를 진행하는 부서와 최종진료를 하는 전문의와 환자와의 소통창구인 패밀리닥터와
한국피가 흐르는 난 조금 답답하다. 아프기 전에는 이 시스템을 합리적이고 과잉진료와 응급환자를 위한 최적의 시스템인 줄 알았지만 ㅠㅠ
최종적으로 패밀리닥터를 만나고 검사 후 암 소식을 듣기까지 약 4~5개월. 또 수술 대기로 5개월.
총 9~10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요즘 한국도 유명의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거나 상급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고 수술하기에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캐나다나 한국이나 최종 소요되는 기간은 비슷한 듯하지만 캐나다가 훨씬 느리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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