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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머리 앤 이야기

연인들의 길(Lovers' Lane) 그리고 유령의 숲 길 (Haunted Wood Trail)

by 쪽빛색 2023. 8. 5.

초록지붕 집에서 나오면 왼쪽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연인들의 길이 나온다.

 

Anne of Green Gables에는 "연인들의 길은 초록지붕 집의 과수원 밑에서 시작되어 커스버트 농장 끄트머리의 숲 속 깊숙한 곳까지 뻗어 있다. 그 길은 소들을 뒤쪽 목초지로 몰고 가는 길이었고, 겨울에 땔감을 집으로 끌고 오는 길이었다. 앤이 초록지붕 집에서 살게 된 지 한 달이 채 안 되었을 때  그 길에 '연인들의 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진짜로 연인들이 다니는 길은 아니지만 여기서도 Anne의 상상력이 한 몫했다. 책에서 읽은 '연인들의 길'을 예쁜 이름이라는 이유와 낭만적이라는 이유로 단풍나무 잎사귀가 아치모양으로 머리 위를 덮는 오솔길을 연인들의 길이라 지었다.

 

Anne의 느낌대로 이 길을 걸어봐라 라고 주문을 건 후 한걸음 한걸음 옮길 때마다 단풍나무가 사람들에게 바스락바스락 소곤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앤은 아침에 학교가는 길을 아름답고 근사한 일이라고 표현했다. 또 덧붙여 "이런 날엔 살아 있다는 게 좋지 않아? 아직 태어나지 못해서 이런 날을 보지 못한 사람들이 불쌍해. 물론 그 사람들도 나중에 아름다운 날을 보게 되겠지만 오늘은 절대 못 보잖아." 

 

귓가의 스치는 바람소리, 숲 속의 바스락거리는 나뭇잎이 부딪히는 소리. 이름 모를 새의 지저김과 나의 발자국 소리가 한데 어울려 아름답고 근사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다. 

 

 

초록지붕 집 아래 쪽에 있는 통나무 다리. 유령의 숲으로 이어진다.

Anne of Green Gables 책에서 Anne은 초록지붕 집에 온 일 년째 되던 날 유령의 숲에 대해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읽는 내내 나의 상상력을 동원해 앤이 느꼈을 공포감을 상상해 보았다. 처음에 앤은 다이애나와 가문비나무 숲에 대해 유령이 나오는 숲. 너무 낭만적이라고 표현했지만  후에 상상력은 커져 저녁때 쯤 하얀 옷을 입은 여자(두 손을 꽉 움켜쥐고 구슬픈 울음소리를 내면서 시내를 따라 걷는)와 살해당한 꼬마유령, 목 없는 남자, 나뭇가지 사이의 해골들 자세히 읽어본 후 저녁에 혼자 오면 진짜로 무서울 듯하다.

Anne 은 저녁에 마릴라의 심부름으로 배리부인에게 가야만 했다. 유령의 숲을 죽어라 달려 한걸음에 다녀와서 앤의 한마디 "저 저는 이제 펴 - 평범한 곳에 마, 만족할래요"라고 책에서 표현하고 있다

 

실제로 유령의 숲길 끝부분의 안내표에는 I'll b-b-be cont-t-tented with c-c-commonplace place from now on이라고 표현하고 있어 막상 책을 읽거나 안내문을 읽었을 때 유령의 숲이 Anne에게 주는 공포감을 가늠할 수 없었지만 숲을 지나고 나니 Anne 이 느꼈을 느낌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것도 어둑어둑한 저녁에 혼자 이곳을 가로질러 뛰었을 앤을 생각해 본다.

유령의 숲길을 거의 끝나갈 쯤에 보이는 고목이지만 파란 하늘과 햇빛으로 더 이상 무섭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