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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삶 살기/갑상선치료일기

갑상선암 재발과 전이 치료 - 일산차병원

by 쪽빛색 2021. 10. 5.

2021.10.01

드디어 나는 일산 차병원에서

갑상선 전절제 후 다시 재발한 암에 대해

제거 수술을 하였다.

 

입원은 이틀 전 9.29일로 정해졌다

먼저 김법우 교수님을 뵙고

자세한 수술 계획을 듣고

그날 오후와 익일 수술 사전검사인

피검사와, PET-CT, 골밀도 검사, 심전도 검사를 했다.

 

수술 전날

직접 입원실을 찾아오신 김법우 교수님

자세한 Review와 수술 계획을 들었다.

 

수술 당일

드디어 결전의 날이 왔다.

얼마나 기다리고 고대하던 날인가

무사히 그리고 깨끗하게

잔존암덩어리를 제거하였으면 한다.

 

수술실로 이동하고

대기실에서 마취과 선생님의 설명과

간호사들의 수술 준비로 분주하다

헉 긴장했는 가 보다

심장소리가 들릴 정도다

 

마취가스? 가 나오는 마스크를 쓰고

심호흡을 몇 번 하는 사이

레드썬!

 

잠시 후 나는 나를 부르는 소리에

눈을 떴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과연 무사히 끝났을까?

궁금증을 가지는 찰나

수술이 잘 끝났다는 소리와

바로 입원실로 옮긴다는 소리에 

안심이 된다.

아랫글은 일산 차병원 박정수 교수님의 진료일지이다.

영광스럽게 나는 교수님의 진료일지 770번 환자로 등록되었다

 

진료일지(770) : 2021년 10월1일

50대 초 남성 환자 : 캐나다에서 온 재발 갑상선암환자 이야기

어제 병동 회진 시간, 필자의 환자를 보기 위해 한 병실로 들어가니 50대 남성 환자가 오래전부터 알아 오던 사람인 것처럼 인사를 해온다.

어? 누군가? 하며 환자의 목을 보니 큰 수술 상처가 기다랗게 보인다. 몹시 고생한 목 수술 흔적이다.

"저 캐나다에서 왔어요. 재발수술받기 위해 김법우 교수 앞으로 입원해 있어요"

"아, 얘기 들어 알고 있어요"

그 수술의 D-day가 오늘인 것이다.

김법우 교수가 말해준다.

"2년여 년 전에 캐나다 몬트리올 근처 도시에서 수술받았는데 당시 갑상 선전 절제하고 암이 기도를 침범해서 상당한 길이(6개의 기도링)를 자르고 연결했다 해요.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과 좌측 내경정맥절제술과 측경부림프절청소술도 추가로 했는데 수술 후 유미루가 생겨 고생 좀 했고요. 성대신경 마비도 생겼고요. 방사성 요드 치료도 100 mCi 추가했다고 했어요"

"흠, 엄청 고생했겠다. 환자도 의료진도 말이야. 캐나다 의료진 수준이 그렇게 높지 않은데 다행히도 목숨은 구한 것 같구먼, 수술 경험은 우리와 비교도 안되게 적지만 말이야. 근데 지금 무슨 문제로 한국에 나왔지?"

"네, 수술 후 Tg수치가 계속 상승해서 체크해봤더니 재발이 후두상방끝부분과 왼쪽 레벨 4에 보여서 한국에서 수술받기 위해 나왔다고 했어요. 한국에서 PET-CT 했더니 목의 두 군데 재발 말고도 오른쪽 종격동 상부에 재발암이 발견되었고

폐에도 심하지는 않지만 재발이 의심되는 병소가 발견되었어요"

"수술은 광범위하게 떼어 내지 말고 암덩어리만 도려내도록 하셔, 유착이 있는 부위의 수술은 주위 조직을 너무 넓게

손 보지 말고 ..."

"다행히도 오른쪽 종격동에서 재발한 암은 저번 수술 때 손이 가지 않은 처녀지이기 때문에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 같아요"

드디어 캐나다 교포 환자분이 수술준비실로 옮겨져 온다. 워낙 이전에 수술 고생이 심했던 분이라 공포심으로 불안에 떨 것 같았는데 오히려 고국에서 수술받게 된 것을 다행이라 생각되는지 웃는 표정으로 필자와 대화를 나눈다.

"캐나다는 언제 가셨는데요?"

"10년쯤 되었어요"

"그쪽 의료가 굉장히 답답하지요? 영국 의료제도를 따와서 그렇게 되었지만 영국보다는 낫다고 해요. 도대체 느려 터져서 급한 환자는 죽을 지경이지요"

"네, 그래요, 제가 동네 family doctor에서 전문의(specialist)까지 보는데 8개월이나 걸렸어요. CT 스캔 찍는데 2개월 걸리고. 판독하는데 또 걸리고... 전문의가 수술 결정하고 수술 날 자까지 잡는데 5개월 걸렸고요"

"그래서 한국 의료제도가 세계 최고인 것입니다. 의료진은 죽어나지만요"

수술은 옛 절개선을 따라 넓게 열고 우선 후두 앞쪽 재발암덩어리를 떼어내고 왼쪽 레벨 4 암덩어리를 흉쇄돌근으로부터 분리해낸다. 그리고 오른쪽 종격동 상부 총경동맥과 내경 정맥 사이 공간을 열고 재발 암 병소를 찾아 제거하려는데

이게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그래도 결국 김법우 교수의 능숙한 솜씨로 깔끔하게, 만족스럽게 제거된다.

등 뒤에서 필자가 훈수를 한다.

"옛 보기 싫은 캐나다 수술 흉터를 베어내고 (revision) 다시 한국 솜씨로 예쁘게 꿔 매 주셔"

"예, 그리하겠습니다"

이 환자의 회복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앞으로 200 mCi의 고용량 방사성 요드 치료가 남아 있지만 말이지.

한국에 온 것이 후회스럽지 않다고 생각하기를 바라면서 수술실 문을 나선다.

"수고하셔, 김법우 교수..."